누가는 헬라어 이름으로, 저자 누가는, 유대인이 아니라, 이방 기독교인입니다.
그는 복음서를 기술하는데, 높은 수준의 헬라어를 사용한 것을 보아 상당한 교육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누가복음은 모든 복음서 중, 가장 포괄적이며, 분량도 신약에서 가장 많으며, 또 다른 저서인 사도행전까지 더하면 그의 저술 분량이 신약의 약 1/4에 해당되므로, 누가는 신약에서 제일 중요한 저자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꼭 그가 이방인이라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누가복음의 가장 큰 특징은 ‘복음의 보편성’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누가복음은 서두에 나오는 데오빌로처럼 기독교에 우호적인 이방인들을 염두에 두고 쓴 것입니다.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구약에서 약속된 메시아 예언의 성취로 제시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하나님의 구속사와 세상의 역사를 연결시킴으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부각시키며 전개됩니다.
예를 들어 1장 5절의 “유대 왕 헤롯 때에,” 3장 1절의 “디베료 황제가 통치한 지 열다섯 해”등의 표현을 보면 세속적 역사와 연결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족보를 기록할 때에도 마태복음 1장에 나오듯, 아브라함에 귀결시키기보다는, 아담에서 더 나아가 하나님과 궁극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그가 강조하고자 했던 보편성을 잘 담고 있습니다.
누가복음의 보편성은 이방인을 포함시키는데 머물지 않습니다. 죄 지은 여인(7:36-50), 선한 사마리아인(10:29-37), 탕자(15:11-32), 세리 삭개오(19:1-10), 23장에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처형 당했던 회개한 강도에 이르기까지(39-43) 사회적 소외계층을 총 망라합니다.
당시 남성보다 못한 취급을 받던 여인들이 특별히 부각되어 있는 것 또한 보편성을 잘 나타냅니다.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에 등장하는 마리아, 엘리사벳, 안나 등은 물론, 7장의 나인성 과부(7:11-17), 10장에서 만나는 마리아와 마르다(10:38-42)등 수많은 여성이 중심이 되어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을 향한 저자의 유별난 관심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복음서와 비교했을 때 누가복음은 세 가지 큰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중요한 순간마다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3장에서 요단강 세례 때(3:21), 5장에서 하루 일과 후(5:16), 6장에서 열 두 제자를 선택하시기 전(12), 9장에서 베드로의 고백과 자신의 죽음과 부활에 관해 말씀하시기 전(18), 11장에서 주기도문을 가르쳐주시기 전(1), 22장의 겟세마네 동산에서(39-46), 23장, 십자가 위에서 두 번 기도하실 때(34, 46)등 누가는 예수님을 기도하시는 분으로 묘사합니다.
둘째, 성령의 역사가 강조된 측면입니다. 예수님의 탄생과 세례 요한의 탄생,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설명하는데 성령의 역할이 특히 강조되어 있습니다.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성령 충만한 세례 요한(1:15), 성령을 통한 마리아의 잉태(1:35), 엘리사벳의 고백(1:41-42), 스가랴의 세례 요한 작명(1:67) 등 모든 것이 성령님의 특별한 역사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성령에 의해 광야로 이끌리어 시험을 받으셨고(4:1), 그 후 ‘성령의 능력으로’ 갈릴리에 돌아오셨다고(4:14)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승천하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성령의 임재를 약속하십니다(24:49). 모든 일이 예외 없이 성령의 인도와 역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셋째, 예루살렘과 성전에 대한 강조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9장부터 19장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기로 결심하시고(51)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44). 이 부분을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복음서와의 차이점이 유난히 많은 부분이기도 한데, 예루살렘과 연계해 성전을 강조하고자 하는 누가의 의도가 드러납니다. 그러한 의도는 누가복음이 ‘제자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늘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송하니라‘(24:52후-53)로 끝나는 부분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이 마지막 부분은 누가의 두 번째 저서인 사도행전의 시작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누가는 기도와 성령과 하나님을 만나는 상징적 장소인 성전을 강조합니다. 누가복음을 통해 우리의 기도생활과 성령의 역사하심과 하나님과의 교제와 교통하심이 충만하기를 축원합니다.